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Hello, erin

평범한 스물일곱 아가씨의 일상, by bluejucy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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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은 정말이지 아홉시가 땡 치면 자야지. 라고 생각했는데.
평소보다 적게 커피를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(톨 사이즈로 2잔), '단기 백수'의 생활에 익숙해져버린 몸께서는 침대로 향하기를 거부해주고 계신 상태. 오늘따라 틀어놓은 음악들도 왠지 마음엔 딱 들지 않고.. (누굴 탓하나요, 내가 틀어놓은 음악인데요..) 그래도 비가 실컷 내리고 난 밤 공기는 참 좋아요, 24층의 내 방에서 베란다 창문을 열어놓으면 남산타워도 부럽지 않지요, 가끔 심하게 몰아칠 때는 건물이 휘청거리는 느낌에 더럭 겁이 나긴 해도. 이런 게 높은 곳에 사는 즐거움 중 하나.


오늘은 신촌에서 삼성동까지 갈 일이 있었는데, 시간이 거의 2배는 걸리는 것을 잘 알면서도 지하철 대신 버스를 탔지요. 꽤 짧은 쇼츠를 입은 까닭에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는게 번거롭기도 했지만. 사실 이제는 예전처럼 시간에 쫓기며 종종거리고 다니지 않아도 되니까. 차가 막히더라도, 또 조금 돌아가더라도 풍경을 보고 싶은 마음이었달까. 신촌에서 삼성동이면 거의 종점에서 종점인 472번 버스. 쏟아지는 비 때문에 버스안은 거의 텅텅 비고. 씽씽 달리는 버스 안에서는 바닥에 자욱을 남기는 빗줄기도, 혹은 창문을 훝고 흘러 내리는 빗방울들도 어찌나 잘 보이던지. 그리고 어찌나 그게 이쁘던지. 다행히도 비는 버스에서 내릴 무렵에는, 약속이라도 한듯 그쳐주었어요. 감사한 일. (이십 몇년 간 가진 의문.. 왜 나는 남들과 똑같이 우산을 써도 비를 다 맞는가 -.- )


그리운 곳, 그리운 사람들. 감사했고, 또 감사합니다.
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 다행인가요? 시간이 흐르니 저는 또 제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, 잊고 싶은 것은 없던 일 마냥 싹 잊어버렸네요. 어쨌든 그 곳은 제게 늘 감사한 곳. 아팠고, 힘들었던 일들은 잘 기억나지 않는 꿈처럼 희미하기만 합니다. 


 생각이 많아지니 이젠 잠이 오네요. 이른 good night.
P.S 내일은 녹차가루를 넣고 파운드케익을 굽겠어요!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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